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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찬히 오르다

mongsangeso 2023. 4. 29. 22:35
- 대둔산 오르다가 -

여섯명 아저씨들과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다. 운동을 하지 않는 나는 체력이 낮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계단이 기다린다. 오를수록 속도가 떨어진다. 아저씨들은 이미 보이지 않는다. 힘들어 계단에 앉았는데 경치가 좋다. 여리고 작은 잎사이로 산들이 보이기도 하고 햇빛이 보이기도 한다. 잎을 투과한 빛이 반짝인다. 예정되지 않았던 산행에서 뜻밖에 만난 풍경이 반갑다. 가로-세로  다시 가로-세로. 다르다. 같은 위치에 서서 촬영하는데 다르다. 예전에 내가 경험한 나쁜 일이 지금은 달라 보인다. 서서 보다 앉아서 볼 여유가 생기면서 나쁘기만 한 건 아니었다는 게 지금의 생각이다. 그 때는 나빴지만 지금은 아니다. 때론  어른들이 말씀 하시던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진다는 게 맞다. 나쁜 감정이 많이 수그러들었다. 한시간 넘게 돌과 계단을 오르니 무릎이 아프다. 너무 무리했나보다. 그래도 마음은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