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야마시타를 말하지 않아>를 읽고

<야마시타는 말하지 않아>
그림책 <야마시타는 말하지 않아>는 추리물입니다. 야마시타가 보여주는 행동이나 입모양 등을 보고, 1학년때 짝궁이 본 것들을 나열하면 이 단서들을 모아 과연 야마시타가 말을 했는지 안했는지 관객의 입장에서 판단을 해야 합니다. 이는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내려질 거라 생각됩니다. 야마시타는 말을 했다고 끝나지만 듣는 사람이 없다면 말을 한 거라고 할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단서를 찾아 떠나보렵니다.
그림책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표지에 야마시타가 있습니다. 왼쪽을 쳐다보며 입은 꽉 다물었고 빨간 줄무늬목도리를 하고 있죠.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책제목과 달리 많은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림은 크라프트지 느낌의 종이에 그려져 있습니다. 크라프트(kraft)는 독일어로 강하다라는 뜻이다. 그림의 배경이 되는 느낌은 주인공의 성격을 나타낸다고 추측할 수 있다. 그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색인 빨강 또한 강한 느낌이다.
속표지는 빨강색이다. 야시마타가 쓰는 모자, 가방, 자, 목도리, 필기도구, 실내화가 그려 있다. 빨강색 배경에 흰선으로 그려져 있다. 이건 무슨 의미일까? 궁금하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하려고 한다. 한 장을 넘기면 학급단체사진이 있고 야마시타와 짝궁이 크게 확대되어 있다. 야마시타는 주인공이고 짝궁은 화자다. 이 둘의 관계는 뭘까? 둘의 인연은 1학년 때로 넘어간다. 둘은 같이 앉았다. 담임선생님께서 이름을 묻자 주변의 학생들이 모두 야마시타를 쳐다보고 있다. 야마시타는 선생님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금방 눈물을 흘릴 듯한 표정으로 바닥을 쳐다보고 있다. 짝궁이 말을 할 때는 손글씨체로, 다른 사람이 말을 할때는 명조체 느낌으로 글이 써 있다. 또 야마시타가 정적인 활동을 할 때는 2페이지로 넓게 그림이 펼쳐져 있고 활동적일 때는 사선으로 프레임이 나눠져 있다. 야마시타는 장난꾸러기고, 활동도 열심히 하며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도 적극적이다. 단지 다른 사람들이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 이런 것으로 종합해볼 때 야마시타 계속 말을 하고 있다. 눈으로, 손으로, 행동으로.
학교에 수업을 하러 가면 반에 한명은 말을 하지 않는 아이가 있습니다. 어떤 질문에도 말을 하지 않습니다. 쉬는 시간에도 목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 대답만 하지 않을 뿐 쓰기나 행동은 합니다. 야마시타 겐지도 그런 학생입니다. 친구들과 놀고 장난치며 지냅니다. 야마시타에게 말을 하라고 강요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두들 그냥 야마시타를 그대로 대하고 있죠.
처음 읽었을 때는 결론이 나지 않은 느낌이 싫었습니다. 작가가 할 말이 없는 느낌이었거든요. 다시 읽고 또 읽었습니다. 뭔가 답을 찾고 싶은 내 마음이 책을 읽은 후 답을 받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어 싫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책 <야마시타는 말하지 않아>는 반에 모여 있는 다양한 아이들의 모습 중 한 아이인 야마시타를 지켜보게 합니다. 야마시타는 자기 나름대로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야마시타는 말을 하고 있는 걸까요? 말이라는 것이 꼭 목소리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면 답은 나옵니다.